(1) LuftHansa 기내식 사정 다른 사람이 되어


인천공항.

게이트 밖으로 나오자 말자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엄마는 울음맺힌 목소리로 우리 딸 우리 딸 목놓아 부르지.. 않으셨고 아예 전화를 안 받으셨다.
아빠는 껄껄 웃으면서 잘 다녀왔냐고, 비행기 오래타고 오느라 피곤하지? 하셨다.

'아빠, 나 장거리 비행 체질인가봐..!'

처음에 살짝 긴장했으나,
혼자서 잘 놀고 끼니마다 잘도 처묵고 먹자 말자 바로 잠들고 또 먹고 자고 그러다 깨어보면
늘 안내 방송이 나오더라고... 이제 내리실 때가 되었다면서. 하하하하핫.

인천 - 프랑크푸르트
첫번째 기내식
샌드위치 만들어 찹찹.
'음료는 맥주로 주세요.'
당연한 거 아니겠송?
중간 간식
원래 햄버거나 치즈샌드위치 하나만 주는건데 전, 두 개 다 주세요.
비행기 안에서 잠만 자는데 배가 다 꺼졌어요. 휴..

두번째 기내식
별로 맛있는 느낌은 아닌데 정신차리고 보니 다 비웠더라.
근데 저 조그만 물, 영 맛이 없어. 나에게 삼다수를 달라!

프랑크프루트 공항에서 경유해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였는데, 파업 관련으로 연착이 되었다.
탑승하자말자 비몽사몽 목베개를 꺼내 한숨 자다가 눈을 떴는데 여직 활주로.. 읭? 이게 뭐에요! 아직 안 떠났어요?
하고 계속 꾸벅꾸벅 졸다가 새벽녘이 되어서야 도착. 그래서 기억이 없어요..
혹시 그때도 기내식 줬어요? 줬냐구요. 나 자고 있으면 깨웠어야지! 응?

돌아오는 길.
포르토 - 프랑크푸르트
기내식

정신없이 자고 있는데 갑자기 눈이 팟! 떠졌다. 그리고 게슴츠레 주위를 둘러보니... 핫챠.
세 줄짜리 좌석에서 제일 창가에 앉은 나만 빼고 옆의 두 사람은 기내식을 받은 상태.
스튜어디스는 카트를 끌고 나아가려는 바로 그 순간.
굉장한 촉이다..

저기요! 저도 밥 먹을거예요. 밥 주세요 밥!

그렇게 눈 뜨자말자 먹은 밥인데,
저 고기를 입에 넣자 이런 단어가 떠올랐다.
'가금류'
원래 가금류 맞긴 한데.. 뭐랄까 뉘앙스가 그런 뉘앙스의 맛이었다. 초큼 질겼어.

오히려 '맹금류'가 그려진 초코바가 백배는 맛있었다. 핥핥.
먹는 거 갖고 장난질
이거 루프트한자 로고 닮았네
...
그래도.. 맥주 달라니까 병맥 주는 센스! 와.. 맛있네염. 진촤.

다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경유 대기하며 놀다가 마지막 동전을 탈탈 털었다.
뭐 어차피 돌아가 외환 창구에서 '저기..6 유로 환전해주세요. 긴히 필요하거든요.' 할 것도 아니공..

프랑크프루트 공항 스낵바 
맥주와 프렛첼
아, 돈 쓰는 재미는 역시 좋군.

타자말자 간식
콜라와 미니 프렛첼

프랑크푸르트 - 인천
첫번째 기내식
와, 와! 이게 얼마만의 김치인가
수줍은 애국심

정줄놓고 자다 일어나니 아침 먹으래. 하하하하하하.
이거 맛있었촤. 토실토실 오믈렛에, 얇게 채썬 감자요리, 빨간 토마토 소스. 정체모를 풀잎.


덤.

이건 거지 카테고리에 넣을까 먹을 것 카테고리에 넣을까 망설이다.. 배경이 공항이니까.
공항은 공항인데 그 안엔 거지도, 먹을 것도 모두 있었습니다.

호스텔 부엌에서 탈출한 빵과 버터.
공항 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해 한숨 돌리려는데..
가여운 요거트는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바로 압 to the 수.
야, 니가 먹으려고 그러지 응? 검색 요원에게 반말할 뻔..

그리고 홀로 외로이 우걱우걱.
남들이 면세점 들락날락하고, duty free 봉투 한아름 안고 다닐 때, 나는

커피도 우유도, 요거트 하나 조차도 없어 목은 막히고 빵가루는 부슬부슬 바닥에 떨어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빵은 정말 맛있고. 뭐 대단한 빵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동네 빵일텐데.

포르투갈은 빵의 천국이 맞았다.....


2010. 07. 21 - 2010. 08. 13
스페인 & 포르투갈
혼자여행기


편년체 말고 기전체루다가, 그냥 쉬엄쉬엄 사진 위주로 쓰는 여행기에요 :)
나중에 보고 웃을라고. ㅎㅎ


이글루스 가든 - 여행다니기

덧글

  • 주잉야잉 2010/08/13 17:56 # 삭제 답글

    기내식 덕후네!!
  • 한량 2010/08/13 18:02 #

    가뭄에 단비 같은 언어유희 고맙솨. 이제 감이 슬슬 돌아온다........ 기다려라!
  • 꿀우유 2010/08/14 11:41 # 답글

    프렛첼 모양이 재밌네요 !
  • 한량 2010/08/15 02:35 #

    ^^ 귀엽죠. 프렛첼 말고도 리츠? 같은 조그만 과자도 같이 들어있었어요.
    저야 뭐 탄수화물 중독자니까 무엇이든 감사합니다의 자세로.. 바로 털어넣었어요. ㅎㅎ
  • 모로 2010/08/14 14:55 # 답글

    맥주가 부럽네요. 국내는 버드와이저 OTL

    드래곤항공 청도맥주!!!!!!!!!!!!
  • 한량 2010/08/15 02:37 #

    칭따오!
    사실 전 맥주 참 좋아라하고 즐겨 마시지만 麥盲이라서 맥주 맛 잘 구별하지 못하거든요.
    근데 독일맥주 맛있었어요.. ㅠㅠ
  • 스무디 2010/08/27 23:13 # 답글

    ㅋㅋㅋ 안녕하십니까 한량님~~ 그라나다 호스텔에서 만났던 소연이에요 마지막에 합류했던ㅎㅎ
    마지막날 현희 언니랑 알함브라 가느라고 일찍 나가서 제대로 작별 인사도 못했네요~
    저는 18일날 귀국했는데 여행기 보니까 비슷할때 귀국하셨네요^^ 여행기도 차차 읽어봐야겠어요ㅎㅎ 넘 재밌어서 슉슉 읽히네요ㅋㅋㅋㅋ
    저는 이글루 요즘엔 안하는데 네이버 블로그에 조금씩 여행기 올리고 있어요~ 심심하실때 구경 오세요ㅎ
    http://blog.naver.com/bluehaku
    그리고!
    그 사진작가 커플분한테 연락처를 못받았어요ㅠㅠ 사진 정말 받고 싶은데~~ 혹시 연락처 아시나요??
    우리도 한번 봐야죠!!! 언니 보고 싶어요 >,.</
  • 한량 2010/08/28 11:20 #

    우오 우오! 메일 답장도 못해서 미안했는데..! 반가워라 ^__________^ 잘 돌아왔구나!
    현희언니랑은 이후.. 말라가, 세비야에서도 계속 마주쳤어 신기하지? ㅋㅋㅋ
    이거슨 비포선셋인가요.. ㅋㅋ

    아~ 블로그! 놀러가봐야지 히히

    글구 나도 연락처 몰라서 ㅠㅠ 메일도 없공.
    우릴 잊으셨나봐. 나도 그분들 도촬한 훈사진 좀 있는데.. 아쉽송!

  • 스무디 2010/08/29 08:14 #

    어흑. 전문가님한테 찍은 사진인데.... 흙 아쉽ㅠ
    와우 정말 비포선셋ㅋㅋㅋ
    비포선셋 다시 보고싶당. 대사들이 정말 압권인데요~
  • 스무디 2010/08/29 08:15 # 답글

    마지막 사진에 있는 포르투갈 빵 다시 먹고 싶당ㅠㅠㅠ
    포르투갈 호스텔에서는 식빵 대신 저 빵을 줬었는데,,, 그리운 빠오~~~
  • 한량 2010/09/01 09:39 #

    나 진짜 그립다. 내게 "포르투갈 = 빵" 아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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