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gkok, 여름 나라에서 3 빛을먹고사라져버린

우리의 겨울은 방콕의 건기. 한낮, 거리를 쏘다니면 구슬땀이 또르르 흘렀다. 그럴 때면 공원으로 숨어들었다. 같은 뙤약볕인데도, 공원의 볕은 어딘가 달랐다. 그늘과 그늘 사이를 건너다니며 몰래 앞섶을 펄럭였다. 낯선 생김새의 새들이 구우구우 울고, 스프링쿨러가 열심히 맴을 돈다. 커다란 호수엔 오리배가 둥실둥실. 탈 엄두는 전혀 나지 않았다. 물가엔 크디큰 도마뱀이 느리게 걷는다. 몇몇의 꼬마들이 넋을 잃은 채로 도마뱀을 구경하고 있다. 시선을 돌려, 손 차양 너머로 도시의 스카이 라인을 본다. 그리고 내 눈 앞의 트리 라인, 잘 어우러진 나무들의 움직임을 본다. 열심히 매만진 티가 나는 공원. 작업용 리어카엔 길고 긴 싸리빗자루가 놓여있다. 그리고 그 옆에 놓인 고무장화. 다른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오늘 하루도 성실히 일하고서 신발 벗어두고 도마뱀으로 뿅, 변신해 사라진 것은 아닐까. 물가에 첨벙 뛰어들어 유유히 배를 밀며. 우리는 눈 앞의 공원이 좋아, 우리가 갔던 좋은 공원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언덕 없는 룸피니에선 서울숲을 떠올렸다. 함께 여름의 서울숲을 상상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